Fujifilm XF 80mm F2.8 R LM WR OIS Macro
후지필름 마크로 렌즈의 역사
XF 80mm f2.8 Macro로 렌즈가 나오기 전까지 후지필름 디지털 렌즈들 중에는 두 개의 마크로 렌즈가 있었다. 그 중에 50mm f2.8 Macro 렌즈는 Carl Zeiss에서 나온 렌즈이고, 엄밀하게 말하면 XF 60mm f2.4 Macro렌즈가 후지필름의 유일한 마크로 렌즈였다. XF 60mm는 후지필름에서 디지털 카메라인 X-Pro1을 처음 만들기 시작한 2012년에 처음 발매되었다. XF 60mm는 작고 가벼운 마크로 렌즈였지만 등배 접사가 되지 않는 0.5 배율로 촬영이 가능했다. 또한 마크로 렌즈로 사용하기에는 애매한 화각인 60mm였기 때문에 아주 인기가 있는 렌즈는 아니었다. 그러나 작은 크기의 마크로 렌즈이면서 뛰어난 선예도를 가진 장점이 있었다.
2015년에 칼 짜이즈에서 등배 접사가 가능한 50mm 마크로 렌즈를 발매했다. 그러나 비싼 가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드디어 2017년 XF 80mm F2.8 Macro 렌즈가 등장했다. 가격은 칼 짜이즈의 50mm 렌즈보다 더 비싼 무자비한 가격으로 나왔다. 가격이 비싼데다가 비슷한 화각의 XF 90mm f2.0 렌즈가 있고, 마크로 렌즈를 범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렇지만 이 렌즈는 후지필름의 등배접사 마크로 렌즈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XF 60mm와 XF 80mm의 비교
XF 60mm와 XF 80mm는 거의 두 배 이상의 크기와 무게 차이를 보여준다.
L LM WR OIS의 의미
이 렌즈를 설명하는데 붙은 R LM WR OIS는 이 렌즈의 특성을 보여준다. R은 조리개링이 장작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LM 리니어 모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WR은 방진/방적에 대응하는 렌즈이며, OIS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장치가 내장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렌즈는 12군 16매의 구성으로 비구면 렌즈가 1개, 수퍼 ED 렌즈 1매 및 ED 렌즈가 3매가 포함되어 렌즈의 수차를 억제하고,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다른 XF 렌즈들과의 차별성
첫 번째로 렌즈 전면을 불소로 코팅해서 이물질이 잘 묻지 않도록 했다. 렌즈를 사용하다보면 이물질이 묻었을 때 잘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소 코팅으로 이물질로 대물 렌즈 표면이 오염되거나 손상되는 것을 미리 방지한 것은 현상에서의 소비자들의 필요를 잘 파악한 것이다.
두 번째로 '플로팅 포커스 시스템(Floating Focus System)'이 채택되었다. 플로팅 포커스 시스템은 촬영거리에 따라서 포커스를 맞추는 렌즈 그룹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AF 속도가 매크로 렌즈로서는 정숙하고 빠르다. 이런 시스템적 특성 때문에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는 렌즈 안에서 렌즈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난다.
세 번째로 '볼 슬라이드 시스템(Ball Slide System)'이 적용되었다. 이 시스템은 가이드 레일에 세라믹 볼을 배열하여 렌즈 움직임을 제어하고 두 개의 포커스 렌즈 그룹이 정밀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포커스 렌즈가 렌즈 배럴 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접사 촬영을 할 때도 렌즈 길이가 변하지 않는다. 마크로 렌즈의 경우에는 피사체에 아주 가까이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렌즈 길이가 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볼 슬라이드 시스템은 렌즈 길이의 변화 없이 AF를 정확하고 빠르게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XF 80mm F2.8 렌즈의 장점
첫 번째는 이 렌즈는 접사 렌즈만이 아니라 범용 망원렌즈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플로팅 포커스 시스템이라는 특별한 AF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망원에서도 AF가 빠르다. XF 60mm f2.4 렌즈는 워낙 초기에 만들어진 렌즈이기도 하지만 느린 AF 때문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했다. 그러나 XF 80mm는 일상에서 망원 렌즈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빠른 AF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XF 90mm f2.0의 밝기보다는 약간 어둡지만 망원에서는 이 정도의 밝기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XF 90mm를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두 번째는 뛰어난 선예도이다. 이 렌즈를 마크로 렌즈로 만들면서 후지필름 엔지니어들이 선예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초점이 맞는 부분은 아주 날카로운 선예도를 보여준다. 조리개를 조이고 찍으면 마크로 렌즈의 쨍한 느낌이 살아나기 때문에 선명한 사진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렌즈이다.
세 번째는 날씨에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진방적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야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마크로 렌즈의 특성상 방진방적은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후지필름에서 방진방적을 지원하는 X-T2나 X-H1과 같은 카메라와 함께 사용하면 야외에서 날씨에 관계 없이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마크로 렌즈로서 사용하기에 좋은 122mm의 화각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크롭 렌즈에서 80mm는 풀프레임 35mm 카메라에서 약 122mm에 해당한다. 100mm 이내의 초점 거리는 곤충과 같은 사람의 움직임에 민감한 대상을 접사로 찍는데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렌즈의 122mm 화각은 곤충 접사를 찍기에 적합한 거리이다. 이 거리보다 더 먼 렌즈는 흔들림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정도 거리가 곤충 접사를 찍기에 가장 적절한 거리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손떨림 보정 장치가 내장된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XF 60mm를 사용하면서 아주 아쉬웠던 점이 손떨림 보정 장치였다. 마크로 사진은 조리개를 조여서 찍어야 선명하게 나오는데 조리개를 조이기 위해서는 셔터 속도를 낮추어야 해서 흔들리는 사진이 나오기 쉬웠다. 그런데 XF 80mm의 손떨림 보정 장치의 성능은 아주 탁월하다. 조리개를 조여야 해서 셔속을 평소보다 많이 낮추어 찍어도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마크로 사진에서 선명한 사진은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뛰어난 손떨림 보정 장치의 내장은 접사 사진을 찍는데 이 렌즈의 아주 큰 장점이다.
XF 80mm F2.8 렌즈의 단점
첫 번째로는 비싼 가격이다. 접사 사진을 찍는 경우에 AF 대신에 MF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렴한 수동 접사 렌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AF와 몇 가지 장점 때문에 몇 배 비싼 XF 80mm를 사기에는 부담스럽다.
두 번째로 쉽게 들고 다니기에는 큰 크기이다. XF 60mm 마크로 렌즈는 작고 앙증맞은 크기 때문에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XF 80mm는 렌즈 구경도 커졌을 뿐 아니라 물리적 크기 또한 많이 커져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럽다. 또한 렌즈 길이의 절반 길이나 되는 긴 후드까지 끼우고 나면 커다란 망원 렌즈를 장착한 것 같은 형상이다. 따라서 XF 80mm는 본격적으로 접사 사진을 찍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큰 크기에 관계 없이 사용해야 한다.
세 번째로 소음이 많이 난다. 카메라 전원을 끄면 플로팅 AF 시스템이 렌즈 안에서 흔들리는 소리가 난다. 전원을 켜면 손떨림 보정 장치가 계속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소음을 만들어 낸다. 예민한 사람의 경우에는 이 소음들이 거슬릴 것이다.
종합적 결론
종합적으로 후지필름의 XF 80mm f2.8 Macro 렌즈는 야외에서 날씨에 관계 없이 접사 사진을 찍기 원하는 사람의 필요에 맞추어 나온 렌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빠른 AF와 뛰어난 선예도로 접사뿐 아니라 망원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절한 렌즈이다. 물론, 이 렌즈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가끔 접사를 사용하는 사람이 망원 단렌즈로 이 렌즈를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이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을 자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XF 80mm f2.8 렌즈의 사진 샘플
아래 사진들은 후지 X-T2 카메라와 XF 80mm f2.8 Macro로 렌즈로 찍은 사진들이다.